(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단기 국고채 금리가 1.6%대로 떨어지는 등 채권시장에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부담에 국내 증권사들이 단기채 시장에서 소외되는 등 저금리의 부작용도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장외호가 종합(화면번호 4121)에 따르면 전일 단기채는 1.6%대 금리에서 심심치 않게 거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통안02120-2004-02는 1.699%에 거래가 성사됐다. 국고05000-2006(10-3)은 1.670%에, 국고01625-2206(19-3)은 1.692%에 거래됐다.

거래된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은 만기가 내년 4월 2일이고, 국채 10-3호는 만기가 2020년 6월 10일로 각각 남은 만기가 1년 내외다.

19-3호는 만기가 2022년 6월 10일로 3년이 남았지만 1.6%대에 거래됐다.

채권 강세장은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만들어냈다. 다만 최근의 저금리는 역캐리(Negative carry) 부담에 시달리는 국내 증권사들을 단기 시장에서 몰아내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를 키운다.

증권사들은 자체 조달금리에 비해 낮은 금리의 채권을 매수하면 채권을 보유할수록 금리차만큼 손실이 불어나는 역캐리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한국은행의 14일 통안채 중도환매 미달은 증권사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은은 애초 2조 원 규모의 중도환매를 예정했지만 실제 낙찰액은 1조5천400억 원에 그쳤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금리가 어지간해야 매수해서 중도환매까지 보유하는데, 이렇게 역마진이 나는 금리에서 만기가 짧은 통안채를 들고 있을 기관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도 "보통 한은이 중도환매에서 시장에 유리한 금리를 제공하는데도 낙찰이 미달했다는 것은 채권 보유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가 밀려난 단기 시장은 외국인과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채우고 있다. 외국인은 재정거래 유인에 힘입어 최근 단기 채권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은의 중도환매 대상 종목 가운데 하나였던 통안01800-1909-01의 외국인 보유 비중도 최근 3개월 사이 27.88%에서 30.24%로 올랐다.

또 외국인은 5월 들어 국채와 통안채를 4조4천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매수 대상 종목은 대부분 통안채나 만기가 5년 이하인 단기 국채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 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MMF의 잔고는 지난 5월 10일 118조 원으로 1분기 말 99조 원에서 19조 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의 잔액도 109조 원에서 113조 원으로 약 4조 원 늘었다.



<올해 MMF 잔고 추이. 단위 : 억 원>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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