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최근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절하하면서 7위안에 육박함에 따라 위안화가 더 절하했을 때 중국 외환 당국의 절하방어 의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 13일까지 큰 폭으로 올라 6.9위안을 돌파했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위안화 가치는 14일 이후 안정세를 찾았으나 낙폭을 돌리지는 못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말 개최된 일대일로 포럼에서 위안화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beggar-thy-neighbour)" 환율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무역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위안화 환율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지 않고 위안화를 지지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2천억달러 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고 나머지 3천250억달러 제품에 대해서도 25% 관세 부과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추가 관세는 공청회 기간을 거쳐 이르면 7월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ING은행의 롭 카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무역협상을 완전히 망칠 수 있는 것은 위안화가 큰 폭으로 빠르게 절상되는 모습이 나타날 때"라면서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막기 위해 내놓는 수입 보조금이나 부가가치세율, 세율 기준 등 다른 모든 것들은 정책담당자들에게 공정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MUFG의 클리프 탄 헤드는 이론적으로 볼 때 미국이 나머지 중국산 제품 모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7위안을 내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위안이 7위안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5월이 마지막이다.

이후 중국 당국은 위안화가 가파르게 절하되면 중국 투자자들과 기업의 신뢰도가 악화해 자본유출과 위안화 절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7위안까지 오르지 못하도록 방어하고 있다.

특히 2015~2016년 사이 중국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위안화 역시 급격하게 절하하면서 글로벌 증시와 환시가 요동쳤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본유출과 중국 경제의 둔화가 나타났다.

OCBC은행의 토미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패닉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투자심리가 바뀌면 사람들의 경계심은 커진다. 이들은 투자금에 대해 생각하고 소비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엄격한 규제 조치를 도입함과 동시에 구두 개입 등에 나서고 있다.

전날에는 홍콩에서 100억위안 규모의 3개월물과 1년만기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발행으로 홍콩 내 은행시스템에서 자금을 흡수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역외 위안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강력한 자본통제 조처를 도입한다고 해도 자본유출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환율의 움직임을 느리게 할 조치를 마련했으나 결국에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7위안은 마법의 숫자가 아니며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기대하는지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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