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투자자들이 한때 미·중 무역마찰 이슈에 그랬듯이 이란발 위험을 간과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주식시장이 미·중 관련 뉴스에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점점 커지는 중동 혼란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미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은 15일 이라크에 주재하는 자국 공무원에 대해 철수령을 내렸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최대 12만 병력을 중동으로 파견하는 대이란 군사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지만, 만약 병력을 보낸다면 더 많이 보낼 것이라고 말해 군사 행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12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아랍에미리트 동부 영해 인근에서 사우디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은 부인하고 있지만 미군은 이란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피습사건은 미국이 이란에 외교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이란이 원유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소유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복수의 미확인 드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글로벌 헤드는 "걸프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과 미국 대사관의 공무원 철수 결정으로 중동의 군사대립 위험이 급격하게 커졌다"고 말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설립자는 투자자들이 중동 긴장 고조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초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공급 차질 우려에도 미·중 무역전쟁 공포로 하락했다. 이후 반등하긴 했지만 브렌트유는 이번 주 약 2%,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 올라 오름폭이 제한적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콜라스 공동설립자는 이란의 군사개입으로 일시 혼란이 발생하더라도 국제 원유 수급은 양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40년간 '에너지 쇼크'가 다른 이벤트보다 더 많이 글로벌 경제 확장을 끝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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