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의 인수·합병(M&A)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가 16일 발간한 'M&A로 본 제약·바이오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진행된 M&A 거래건수는 1천438건, 거래액은 3천396억 달러(약 400조)로 집계됐다.

이는 거래건수와 거래액 측면에서 모두 지난 10년래 최대치다.

삼정KPMG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신약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M&A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가 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의 크로스보더 M&A 건수는 565건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거래액에서도 지난해 크로스보더 M&A는 1천925억 달러로 전년 대비 81% 급증했다.

이는 자국 내 M&A 거래액인 1천470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보고서는 제약·바이오산업과 타 산업 간의 융합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과 이종산업 간 M&A 건수는 966건으로 전체 거래건수 중 67%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헬스케어와 유통·물류, 정보통신 기업들의 인수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 M&A가 확대된 데는 북미 기업들과 글로벌 제약사의 참여가 주효했다.

미국 기업이 참여한 M&A 건수는 6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323건)와 중국(224건), 영국(93건)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41건으로 11위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을 인수한 곳은 동종업계를 제외하면 사모펀드(PEF) 등 투자회사가 1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삼정KPMG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재무적투자자들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타케다의 영국 샤이어 인수를 비롯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M&A를 통해 항암제와 희귀의약품,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불리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중심으로 기술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밀의료 시대에 대비한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확보하고, 반려동물 인구증가에 따른 동물의약품 및 동물건강관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 온라인 의약품 유통 업체 필팩을 인수한 것과 같이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제약·바이오산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아마존의 필팩 인수 목적을 온라인 의약품 유통시장 진출 뿐 아니라 필팩이 보유한 환자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등 사업재편과 핵심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M&A가 활용되고 있다.

삼정KPMG 제약·바이오산업 M&A 리더인 고병준 상무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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