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장기채 보유 비중을 어떻게 조절할지 고민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과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먼저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4월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5%, 물가상승률은 1.1%"라며 "올해 2분기 1.2%, 남은 분기 0.8% 수준으로 성장하면 올해 2.2% 성장에 그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7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김지만 연구원은 "장기물 비중을 확대하고 채권금리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 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먼저 움직여야 국내 금리인하 논의가 유의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맞춰 장기채 보유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전날 '2019년 세계 경제 전망(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예상했다.

KIEP는 "한국은행이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1%포인트 낮춘 2.5%로 하향 전망했다"며 "하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시장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면서 연기금은 장기채 매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올해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 듀레이션을 확대해 가면 된다"며 "하지만 금리 동결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연기금이 장기채 보유 비중을 어떻게 조절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연기금의 고민을 반영하듯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이 지난해부터 길어지다가 지난 4월 확대 추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지난해 1월 4.62년, 7월 4.83년, 12월 5.19년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도 1월 5.21년, 2월 5.23년, 3월 5.36년으로 길어지다가 4월 5.36년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5.36년으로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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