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온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최근 예금상품금리를 인하하는 등 수신 잔액 속도 조절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 금액은 총 16조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수신 규모(10조8천116억원)와 비교하면 48.2% 증가한 수치다. 불과 4개월 만에 수신 잔액이 5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여신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신 금액 증가율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 금액은 10조368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0.5%(9천542억원)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출로 거두는 이자 수익에 비해 예금상품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이자 비용으로 1천105억원을 지출했다. 최근 수신 금액 급증세를 고려하면 올해 이자 비용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고자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대책은 수신상품의 금리 인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일부터 만기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2.35%에서 2.20%로 내렸다. 만기 1년 자유적금 금리도 2.50%에서 2.30%로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에도 정기예금 금리를 0.15%포인트 내린 바 있다.

은행들이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위해 대출상품 금리를 내리는 경우는 많지만 짧은 기간 안에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초기에는 높은 예금상품 금리를 내세워 고객들을 모았지만 조달비용을 고려할 때 이런 영업 기조를 계속 유지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수신상품 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수신상품 경쟁력 약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익성 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올해 흑자 달성이 중요한 경영 목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65억6천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냈다. 연간 실적에서도 흑자를 내려면 비용 통제는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공개(IPO) 시점까지 몸값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이후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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