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얽힌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전부승소하면서 악재를 털어냈다. 시장참가자들은 개선된 이익과 자본 여력 대비 주가가 아직 낮다고 평가하면서, 대외 불확실성을 더 낮출 이벤트가 나타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16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업종·섹터지수 시세(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에서 금융업은 올해 들어 전월까지 3.84% 상승했다. 연초 420대에서 출발했다가 450선을 넘기며 회복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1.52% 올랐다. 연초 3만6천원 부근에서 시작해 2월에는 4만원이 넘는 마감가를 기록했다. 이후 다시 3만6천원대에 안착해 같은 업종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금융업이 전일까지 2.99% 떨어질 때 하나금융지주는 0.68% 하락에 그쳤다. 코스피가 5% 넘게 빠지는 부진 속에서 선방했다.

특히 전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들어 가장 높은 2.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하나금융이 전부승소한 효과를 봤다.

시장참가자들은 하나금융의 경상이익 체력이 충분하고 주가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일반영업이익은 1조9천86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분기 만에 1조9천억원대에 올라섰고,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모두 5% 이상 성장했다.

지난 분기에 조기 명예퇴직 등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을 처리한 만큼 앞으로 이익 성장세가 가팔라 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 여력도 확대했다. 1분기 하나금융의 기본자본비율은 13.52%로 이전 수준을 유지했고 보통주 자본비율은 12.86%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4대 금융지주 중 2위권이다.

하나금융 주가 불확실성이 사라지려면 대외 이벤트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에 우호적인 론스타와의 소송 결과가 나오면서 주가의 안도 랠리가 예상된다"며 "지난 3월 중 제기됐던 중국 민생투자그룹 부실 우려는 중국 정부의 채권 재조정안이 발표되면 우려가 크게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외화환산손실도 점차 진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지난 분기에 1천69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전년 같은 분기보다 손실 규모가 62.5% 증가했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수치가 변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금융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 자체적인 호재도 있지만, 글로벌시장의 상황과도 맞물려 오르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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