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강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수준의 권한과 독립성을 줘야 한다"며 "또 기금위를 '진짜'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강흠 교수는 1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한국연금학회 2019년 춘계학술대회 '공적연금의 기금운용 거버넌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금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기금위는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 당연직 위원 5인, 위촉위원 14인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위원 5인은 기획재정부 차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다.

위촉위원 14인은 사용자 단체가 추천하는 자 3명,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연합단체가 추천하는 자 3명, 농어업인 단체가 추천하는 자 2명, 농어업인 단체 외의 자영자 관련 단체가 추천하는 자 2명, 소비자 및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자 2명, 국민연금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2명 등이다.

연 교수는 "기금위가 대표성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위촉위원 14인에 시민단체 소속 인물이 있는데 보수정권에서는 보수 시민단체가 뽑히고 진보정권에서는 진보 시민단체가 선임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위가 전문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강흠 교수는 "기금위에 기금 운용 관련 전문가가 없다"며 "전문가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장이 있는데 이들도 기금 운용 전문가라고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연 교수는 기금위 독립성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금위 위원장이 기금위 회의에서 한진칼을 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며 "이는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재만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도 "기금위 독립성과 전문성,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이런 문제를 의식해 보건복지부가 2008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개편안, 2018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개선방안은 부족하지만 2008년 개편안은 괜찮은 수준"이라며 "2008년 개편안의 핵심은 기금위를 독립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연금이 자산 배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강흠 교수는 "기금운용 수익률의 90% 이상이 자산배분에서 결정된다"며 "그런데 비전문가가 자산 배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행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연구원, 복지부가 안을 만들고 복지부에서 심의한 뒤 기금위에서 의결한다"며 "2달 정도 하는데 기금운용본부가 열심히 할 인센티브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복지부는 자산 배분 안을 많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며 "기금위에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중요한 (자산배분) 의사결정을 하는데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자원을 100% 투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