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라 큰 폭 올랐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5달러(1.4%) 상승한 62.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최근 2주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동지역 군사적 충돌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반군 후티의 자국 송유시설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을 이날까지 이틀 연속 이어갔다. 사우디는 반군 후티가 통제하는 시나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

사우디는 또 후티 공격의 배우로 이란을 명시하며 긴장을 키웠다.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차관은 이날 "아람코의 송유시설 공격으로 그 무장조직(예멘 반군)이 이란 정권의 팽창주의를 실행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면서 "이란 정권의 지령에 따라 테러 행위가 벌어졌으며 후티가 이를 이행했다"고 말했다.

전일 미국의 이라크 내 자국 공무원에 대한 부분 소개령 등에 이어 중동지역의 긴장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아시아 정유사들이 중동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 가입하는 해상 보험의 보험료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란 석유장관은 다만 자국 내에서 글로벌 석유 회사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도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 달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OPEC이 이번 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이전 전망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내놓은 점이 감산을 지속하려는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자산 투자가 회복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상 충돌로 위험회피 심리가 급속히 확산했지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 결정 연기 등의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25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주요 지수도 탄탄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에서의 추가 무력 충돌 우려로 유가도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선물 담당 이사는 "이란의 동맹인 후티에 대한 상당한 공습이 있었다"면서 "현재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 이상 유가가 낮아지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도 "사우디 공급 이후 추가 공격과 보복 가능성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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