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탑10'에 진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렬로 아시아 증시가 출렁였지만, 신한지주는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주가 방어가 뛰어났다.

17일 연합인포맥스 편입종목별 시가총액비중(화면번호 3146)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으로 신한지주 시총은 21조2천967억원, 코스피 편입종목 중 7위를 차지했다.

신한지주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총 11위에 머물러있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생활건강, POSCO, 현대모비스 등에 기관 중심의 매도세가 집중되자 신한지주가 반사이익을 누리며 지난주부터 시총 순위 한 자릿수에 진입했다.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한때 4위였다. 주당 5만원을 웃돌던 지난 2007년 2월께의 일이다. 삼성전자와 POSCO, 한국전력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었던 신한지주는 주식 비중이 3%에 육박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금융주의 영향력이 컸다. 같은 시기 하나금융지주(11위)와 기업은행(18위)이 상위권에 머물렀다.

2008년 10월 KB금융지주가 등장하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KB금융은 출발과 동시에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18조원의 시총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POSCO 다음으로 컸다. 신한지주는 6위권으로 밀렸다. 하나금융도 30위 안쪽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역전에 재역전을 반복했다. 하나금융은 30위권에, 기업은행은 40위권에서 주가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금융위기가 지나고 금융주의 반등은 이어졌다. 그해 11월 시가총액 상위권에는 KB금융(3위), 신한지주(4위)가 나란히 올랐다. 23조원 안팎의 시총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했다.

하지만 점차 영향력이 떨어지며 신한지주와 KB금융은 각각 10위권과 15위권에서 맴돌았다. KB금융은 11조원까지 시총이 축소되며 20위권 밖으로 밀리기도 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시총 20조원을 두고 경쟁하던 2017년부터는 다시 10위권 진입을 노려볼 만했다. 쉽지는 않았다. 그해 4월 시총 순위 9위에 재진입했던 신한지주는 연말께 15위권으로 다시 밀렸다. KB금융도 비슷한 흐름을 반복했다.

신한지주의 시총 순위가 한 자릿수가 된 것은 2년 만의 일이다.

물론 주가는 여전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7월(6만7천500원)보다 34%, 52주 최고치였던 작년 5월(4만8천450원)보다 8%가량 낮다. 하지만 주가보다 시총이 자본시장에서 의미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의미 있는 성과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LG화학 다음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종목"이라며 "다른 종목의 부침이 심해 움직임이 둔한 금융주가 돋보인 경향도 있지만, 급락장에서도 방어력이 뛰어났다는 점은 최근 신한지주가 체질변화와 이익 안정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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