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ㆍ브로드컴ㆍ인텔ㆍ오라클 등 거대기업 매출 타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제한하기로 하면서 화웨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IT기업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 업체로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최신 IT 부품의 공급을 미국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700억 달러 규모의 부품조달 예산 가운데서 110억달러(약 13조원)를 미국산 부품을 구매하는 데 썼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외의 국가의 부품공급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업체들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할 때 제재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거래하는 미국 기업에는 스마트폰 반도체를 만드는 퀄컴과 브로드컴, 그리고 무선 탑 부품을 파는 인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오라클 등 대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 말고도 미국 전역의 소규모 부품업체와도 거래하고 있다.

WSJ은 미 상무부가 아직 제재의 세부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데다 특별 면허를 어떻게 줄지 아직 알려지지 않아 화웨이 제재의 충격을 완전히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별 면허를 받으려면 수개월에서 수주는 걸릴 것이라면서 미국 기업이 아니어도 미국에서 조달한 부품을 포함한 제품을 화웨이에 팔려면 면허를 신청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로펌 깁슨 던의 국제무역 전문 변호사 크리스 티무라는 "기관목록(entity list) 편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면서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정부가 화웨이 주변에 짓기 시작한 벽의 거대한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통신 전문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특별 면허를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의 다른 통신장비업체 ZTE(중흥통신)는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3개월간 미국산 제품 구매를 금지당했다. 이로 인해 ZTE는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었다.

화웨이는 미국의 공급망 와해 압박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부품 재고 확보 노력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화웨이는 미국 부품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고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스마트폰 운영시스템 개발에도 나섰다.

퀄컴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 10% 이상 고객 명단에 화웨이는 없었다.

지난해 화웨이 본사가 있는 선전에는 전 세계의 화웨이 부품 공급업체들이 모였는데 92개 업체 가운데 미국 기업이 33곳, 중국이 25곳이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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