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오는 10월에 열릴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좌파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17일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그동안 시장 친화적 인물로 여겨졌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해졌고 여론조사에서 좌파 성향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아직 공식적으로 후보를 신청하진 않았지만, 오는 6월 22일까지 후보 신청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임기를 수행했던 지난 2007년과 2016년 사이 페론주의 이념의 정치를 펼쳤다.

당시 그는 사적 연금 시스템과 아르헨티나의 원유 및 가스 회사인 YPF를 국영화했고 환율 통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2014년 아르헨티나는 국가 부도를 당했다.

시장에서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국가 부도를 당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또 부도를 당하게 된다면 이는 20년 만에 세 번 국가 부도를 당하는 것이다.

또한 마크리 대통령이 어렵게 채권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려 국제 자본 시장에서 해외 자금을 조달한 만큼 만약 부도가 발생하면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다우존스는 지적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고물가와 시장 불안 등 경기침체(리세션)가 깊은 상황에서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지만,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사무엘 핑켈스테인 수석 투자 책임자는 "아르헨티나에서 여러 개혁이 시작되긴 했지만 결국 우리가 본 것은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6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2021년에 만기 되는 아르헨티나 국채수익률은 18%까지 치솟았고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스프레드는 한때 1,300 베이시스포인트에 거래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경우 올해 세계 통화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 대비 올해 들어 현재까지 20% 급락했다.

블루베이에셋매니지먼트의 마크 다우딩 이사는 "만약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위험이 커지게 되고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추가 구제금융 패키지와 베일인 등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PGIM 픽스 인컴의 캐시 햅워스 상무이사는 "만약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외부 부채 디폴트 가능성은 큰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우존스는 4분기 기준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수준이 86.2%를 기록하고 있고 이 중 대부분은 달러로 표기된 채권인 만큼 미 금리 인상이나 달러 강세 등이 나타날 때 아르헨티나가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우존스는 이번 대선 결과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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