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속에서 지표 호조에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1bp 내린 2.396%를 기록했다. 장중 2.364%까지 내렸다. 이번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9bp 떨어졌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6bp 하락한 2.82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떨어진 2.205%에 거래됐다.

30년물과 2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4.8bp, 4.7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0.0bp에서 19.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이 무역 분쟁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영향으로 장초반 미 국채 값은 큰 폭 하락했다.

이후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의 무역 긴장은 다소 줄어들자 뉴욕증시는 낙폭을 축소했다. 이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줄어 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대거 반납했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102.4로, 전월 확정치인 97.2에서 올랐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최근 15년 동안 가장 높다는 의미다. 기대 심리 역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4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국이 캐나다 및 멕시코와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조치로 세 나라의 새로운 무역협정인 미·멕·캐 합의(USMCA) 비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결정을 6개월 연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 긴장은 여전하다.

중국의 관영 소셜 미디어 계정인 타오란 노트는 "미국이 진정성을 정말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 없다면, 그들이 중국에 와서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지금으로서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가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곧 중국으로 가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중국 상무부는 방중 계획을 알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중국 협상은 교착상태이며 향후 일정도 유동적이라는 보도도 나와 무역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블루베이 에셋의 안토니 케틀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반등하면 양국의 스탠스가 더 단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지난 13일 급락 이후 하락분을 거의 만회했지만, 미 국채수익률은 주가 만큼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부진한 경제지표와 유럽연합(EU) 의회 선거, 이탈리아 재정 문제, 브렉시트 등의 유럽 정치 불확실성,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등이 이런 요인이다.

냇웨스트 마켓의 분석가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기자회견에서 중국 지표 개선을 지목했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약세가 일시적이라는 말과 함께 투자자들은 중국에 대한 이런 멘트가 주된 두 가지 매파적인 강조 포인트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 낙관론의 이유 중 하나가 약해졌고, 연준은 현 정책 기조에 대해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1bp 떨어진 -0.108%를 기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전략가들은 "10년물 분트 수익률이 연저점 근처에 머무는데, 다음 주 유로존 PMI 지표 등 유로존 성장 전망에 대해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다고 해도 수익률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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