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총 1조6천9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약 1주일 만에 매도한 금액이 1조7천억원에 육박한 셈이다.

외국인이 이 기간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천400억원가량 매도했으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89% 하락했다.

다음으로 많이 매도한 종목은 하이닉스로 약 2천230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주가는 10.83% 급락했다.

이외에도 삼성전기(880억원)와 코덱스200(620억원), 한국전력(610억원) 순으로 매도 금액이 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처분하고 있어 증시 조정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것이 외국인들의 추가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평가됐다. 외국인은 올 초부터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기준 올해 한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마이너스(-)22.7%로 주요국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적 전망치도 선진국과 신흥국 대비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실적 전망치 하향 대비 증시가 그동안 큰 조정을 받지 않으면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로 상승했다. 이는 2016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요국 대비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치,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글로벌 증시 관점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낮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이 1,190원대로 상승해 환차손이 발생한 것도 외국인 매도 배경으로 꼽힌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줄곧 매수세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증시 반등 폭을 제한하고 있다"며 "신흥국 통화, 특히 위안화 강세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대규모로 나타나는 환율 수준이 1,160원~1,200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 추세는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달러-원 환율 1,160원~1,200원 수준에서 외국인의 주간 평균 순매도 금액은 2천억원이었고, 1,200~1,240원 범위에서는 748억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이후 달러-원 환율 고점은 2016년 기록한 1,245원이다"며 "1,200원 수준의 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