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보험사가 국민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 2천억원을 매입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은행채보다 낮은 금리에도 커버드본드를 매입한 이유에 관심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은행채 순발행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커버드본드 수요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또 커버드본드 금리가 은행채보다 낮으나, 국고채보다 높은 점이 연기금과 보험사의 매수를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신(新) 지급여력제도 도입 시 커버드본드가 은행채보다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연기금, 커버드본드 2천억원 매입…"은행채 순발행액 마이너스 영향"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과 보험사는 최근 커버드본드 2천80억원을 매수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만기 5년 이상) 채권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4일 커버드본드 5년물 4천억원과 7년물 1천억원을 발행했다. 5년물 금리는 1.900%, 7년물 금리는 1.960%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매매에 관심을 보였다. 커버드본드 금리가 동일한 신용등급의 은행채 금리보다 낮은 탓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기준 커버드본드와 동일한 신용등급(AAA)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924%, 7년물 금리는 2.013%를 기록했다. 5년물과 7년물 모두 은행채 금리가 커버드본드보다 높다.

그럼에도 연기금 등이 커버드본드를 사들인 것은 올해 은행채 순발행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45조4천900억원, 만기액은 49조2천50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순발행액은 -3조7천601억원으로 집계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은행이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감소했다"며 "예대율 규제가 강화된 점도 은행채 순발행액 마이너스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연기금과 보험사의 커버드본드 수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커버드본드 금리, 국고채보다 높아…신 지급여력제도 도입 시 은행채보다 유리"

또 커버드본드 금리가 은행채보다 낮으나, 국고채보다 높은 점이 연기금과 보험사의 매수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4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757%, 7년물 금리는 1.836%를 기록했다.

김기명 애널리스트는 "커버드본드 금리는 은행채보다 낮다"면서 "하지만 국고채보다 금리가 높아 연기금과 보험사가 커버드본드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지급여력제도 도입 시 커버드본드가 은행채보다 유리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시 커버드본드 위험계수를 은행채보다 낮은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향후 보험계약 관련 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따라 현행 RBC제도는 신 지급여력제도로 전환될 예정"이라며 "신 지급여력제도에서 커버드본드가 은행채보다 유리한 점이 있어 보험사 등이 커버드본드를 매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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