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각 시도…회의론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우버의 초기 투자자였던 블랙록과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 대형 투자자들이 우버의 기업공개(IPO)를 망쳐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버의 주가는 상장 첫날 7% 이상 하락했으며 다음 날에도 10% 이상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으나 우버의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인 주당 45달러보다 낮은 41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블랙록과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상장 때 우버 주식을 더 사기보다 IPO 직전 혹은 IPO 당시 주식을 매도하려 했다고 전했다.

대형 초기 투자자의 이러한 태도는 우버의 상장 이후 우버를 괴롭혀온 우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우버의 시가총액은 697억 달러로 평가돼 애초 월가에서 최대 기업가치로 관측한 1천200억 달러에 훨씬 못 미쳤다.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상장 전에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모으고 상장에 더 오랜 시간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오랜 시간과 투자로 블랙록과 같은 초기 투자자들은 추가로 지분을 늘리는 것이 제한적이게 됐다.

또 일부에서는 스타트업의 성장이 고점을 지났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10년 전에 설립된 우버는 지난 몇 분기 동안 매출은 정체되고, 손실은 증가하며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월 말로 끝난 한 해 손실액만 37억 달러를 넘어섰다.

경쟁업체 리프트의 주가도 지난 3월 상장 첫날 장중 23%까지 폭등했으나 현재는 53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인 72달러보다 26%가량 낮은 수준이다.

우버의 첫날 주가 하락은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월가에서는 우버의 기업가치가 최대 1천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블랙록과 같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지원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블랙록의 여러 펀드들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낮은 가치로 우버의 가치를 책정해 자금 모집에 참여하고, IPO에서 우버의 주식을 더 살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록은 우버의 주식 9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4억1천만 달러어치다.

IPO 수주전, 우버가 기업가치를 900~1천억 달러 정도로 논의할 당시 블랙록은 초과배정옵션 즉 그린슈의 일환으로 잠재적 매도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초과배정옵션은 IPO 주관사가 공모 물량 이외 주식을 기존 주주로부터 공모가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은 우버 주식 41만4천주를 매각할 목표를 세웠다.

또 다른 대형 투자자 타이거 글로벌도 IPO 몇 주 전에 우버의 주식을 매각하려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타이거 글로벌은 회사가 보유한 우버 주식 4억주의 30%가량을 주당 53달러에 매각했다. 이는 당초 회사가 매각하려 했던 물량보다 적은 수준이다.

소식통은 타이거가 잠재적 매수자에게 일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도 해줄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대형 펀드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투자자들의 회의론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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