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유가 하락 등 여파로 정유사들의 석유사업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1분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1천513억원으로 1년 사이 8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9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GS칼텍스가 지난 1분기에 정유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1천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0% 증가했고, 석유화학사업 영업이익은 1천276억원으로 1년 사이 90.7% 늘었다.

정유사업을 주로 하는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영업이익이 1천8억원으로 64.3% 감소한 반면, 석유화학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코스모(지분법 적용)는 전년 대비 206.8% 증가한 9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석유사업에서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지만, 화학사업에선 3천203억원(전년비 63.1%↓)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사들은 환율과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된 정유사업 외에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사업에 잇따라 진출했다.

실제로 앞서 지난 2014년 국제유가 급락으로 영업쇼크를 낸 정유사들은 지난해 말에도 40% 이상 떨어진 국제유가 탓에 일제히 적자 전환했다.

현재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기여도 또한 꾸준히 늘려가는 모습이다.

에쓰오일의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1%에서 33.6%로 1년 사이 1.5%포인트 작아진 반면 석유화학부문의 1분기 영업익 비중은 56.0%로 작년보다 24.1%포인트 커졌다.

GS칼텍스의 정유사업 영업익 비중은 57.0%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확대에 그쳤지만, 석유화학사업 비중은 39.0%로 1년 전보다 15.0%포인트 올라갔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영업익 비중은 53.0%에서 -2.0%로 내려간 반면, 화학사업 영업익 비중은 36.0%에서 97.0%로 61%포인트 대폭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이 화학 관련 고도화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화학업체와 합작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만큼 향후 화학사업의 이익기여도가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케미칼에 투자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은 경험이 있는 현대오일뱅크에 새 합작투자는 긍정적"이라며 "석유화학 수요 증가율을 고려하면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진출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고도화설비(RUC/ODC) 정상가동에 따른 하반기 이익개선과 4분기 미국 원유수출 파이프라인 가동에 따른 원가 경쟁력 회복,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유량 규제 등은 에쓰오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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