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근 외환시장에서 미·중 무역마찰로 안전통화인 엔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 개인 FX투자자인 와타나베부인들은 적극적으로 달러 매수·엔화 매도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와타나베부인들은 5월 중순까지 4주 연속으로 달러를 매수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관세인상을 표명했을 당시 연중 최대 규모의 '폭풍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FX회사 4곳(GMO클릭증권, 가이타메닷컴, 센트럴단자FX, 머니파트너스)의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5월 15일까지 4주 연속으로 달러를 사들였다. 이 기간 엔화에 대한 달러 순매수 잔액은 28억 달러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FX 투자자들은 매수와 매도를 단기간에 바꾸는 경향이 강한데, 이번처럼 4주 연속으로 달러를 사들인 것은 2017년 1월 이후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달 8일까지 한 주간 달러 매수는 약 14억 달러 늘어 올해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 3일 발표된 4월 미국 고용지표에서 시간당 임금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미국 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인상 방침을 깜짝 발표하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났지만 와타나베부인들은 이를 달러 매수(엔화 매도)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환율 시세가 계속 교착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이번 와타나베부인들의 달러 매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중하순 가이타메닷컴이 실시한 고객 조사에 따르면 '향후 1개월간 달러-엔 환율 전망'에 대해 '대체로 횡보'라고 응답한 비중은 35%로 가장 많았다.

엔화 약세(약 33%), 엔화 강세(32%)라고 점친 응답도 거의 비슷해 치우침이 없었다.

가이타메닷컴연구소 관계자는 "110~112엔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큰 엔화 강세도, 큰 엔화 약세도 없으리라는 게 개인투자자들의 평균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엔화 강세 국면에서 달러 매수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와 같은 FX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엔고 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까지 닛케이 지수는 7일 연속 하락해 낙폭이 6%에 달했으나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엔화 상승률은 약 2%에 그쳤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미·일 금융정책에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엔화의 교착 상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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