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완전 고용' 현상이 역설적으로 소득 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UBS는 최근 영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영국에서는 일자리와 명목 소득 성장 등 노동자에 대한 모든 경제 지표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 신뢰는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실업률은 최근 역사상 가장 낮은 3.8%까지 낮아졌다.

영국인이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구직 환경 속에서도 소비 심리가 이처럼 불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잠재적인 답은 파트타임 근무에 있을 수 있다는 게 UBS의 진단이다.

최근 들어 파트타임 근무는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추세로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풀타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비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파트타임 근무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흐름은 임금 상승세가 부진한 데다 소득 불평등이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싱크탱크 기관인 리솔루션 파운데이션은 분석했다.

UBS는 "지난 10년 가운데 노동시장은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데, 이는 풀타임이 파트타임과 임시직으로 대체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는 노동자에게 중요하면서도 부정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일주일에 40시간을 근무하는 풀타임 근무는 노동자들이 바라는 고용 방식이다.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지 못한다면 집을 사거나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UBS는 지적했다.

그런데도 파트타임 비중은 장기적인 추세로 계속 늘어나고 있고, 영국의 경우에는 전체 일자리의 2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비중은 영국 전체 노동자의 10%를 웃돌고 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로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현재 영국 내 임시 근로의 비중은 5.5%를 웃돌며,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규모는 40%가 늘었다.

미국 경제가 지난 1960년대 이후 겪었던 경기 침체마다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숫자는 급격히 늘어났다. 그 뒤로 고용주가 비자발적 파트타임 채용을 중단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리솔루션 파운데이션은 "풀타임에서 파트타임으로 바뀌는 근무 기조는 대다수의 영국인에게 영향을 미쳤다"며 "영국인의 소득 하위 90%는 가계 소득 비중이 줄거나 이전과 같을 것으로 보지만, 상위 10%만이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지난 2008년 이후 실질 소득 증가세는 눈에 띄게 줄었다.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대부분 기간 실질 소득이 늘었지만, 위기 이후로는 파트타임 근무가 늘어나는 동시에 실질 소득 또한 대부분의 기간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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