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국내외 외환시장에서의 당국 경계가 강해지면서 최근 상승세에 대한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 하락한 1,194.20원에 마감했다.

특히 중국 당국의 구두개입에 달러-원도 영향을 받아 1,190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판공셩(潘功勝) 중국 인민은행(PBOC) 부행장은 외환시장 변동에 대응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 부행장은 전일 공개한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 외환시장 안정을 유지하고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으로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과 자신감,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외경제장관회의 후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 경향이 있다"며 "이상 쏠림 시 정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이날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특정 시간대에 대규모 일방향 거래

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외환시장의 건전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움직임이 있는지

필요시 관계당국과 함께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주요 매체들이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시장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이날 "미국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게 중국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훔치지 않았다"면서 "거짓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사실처럼 느껴지듯이 미국은 쉬지 않고 이 문제를 떠들어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 우리나라 수출입 물가 지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났으나 오는 6~7월 중 해외 상장 중국 기업들이 배당 190억 달러를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상승 기대는 남아 있는 상태다.

◇ 2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88.00∼1,199.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상승 여력이 남아 있으나 1,190원대에서 조정 심리가 강해진 만큼 포지션플레이가 둔화될 것으로 봤다.

A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중국공산당 기관지의 미국 비난 등에 미중 무역 긴장 지속했다"면서도 "외환 당국 개입으로 달러-원이 밀려 환율 급등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 긴장감 지속에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화도 동반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당국 발 코멘트에 따라 달러-원 상단이 제한됐다"면서도 "1,190원대에서 더 밀렸다면 방향이 아래로 갔을 텐데 오전 중 1,191.50원 저가 기록 후엔 그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딜러는 이어 "장 마감 후에도 답보 상태라 당분간 종가 레벨에선 롱이나 숏 포지션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국이 계속 구두개입성 발언을 낼 경우 포지션플레이가 제한될 것으로 보이고 현 상황에서 시그널은 확실히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호주달러도 강세를 보였고 글로벌 통화 흐름을 봐선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며 "외국인의 주식 매도도 다소 줄어들어 달러-원 상승도 일단 쉬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 레벨에서 수출업체들도 과거 경험상 매도하기 나쁘지 않아 네고 물량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2.20원 내린 1,193.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초부터 달러-위안(CNH) 환율이 PBOC발 개입 경계에 밀리기 시작해 갭다운 출발했다.

이후 1,191.50원까지 저점을 낮춘 후 저가 매수와 수입업체 결제 물량이 몰리면서 하단이 지지됐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92.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58억7천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과 보합인 2,055.71, 코스닥은 1.69% 내린 702.0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54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115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84.38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537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8.016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41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2.00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90원, 고점은 172.16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65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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