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초중반에서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중 교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나 가격에는 이제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다.

'나쁜 뉴스'에 내성이 생긴 가운데 지난주 달러-원 상승폭이 너무 컸다는 인식 속에 급등세가 잦아드는 모양새다.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즉각적인 불안 심리가 완화됐다.

미국 상무부는 기존 네트워크와 화웨이 제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해 화웨이가 미국 제조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예 시한은 8월 19일까지로 알려졌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금융시스템 위험 평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미국 경제가 역풍에 직면했으나 고용과 성장은 꾸준하다고 발언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한 점, 기업 부채에 대해 우려하면서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한 점 등은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매파적이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3.6%의 실업률에도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을 뛰어넘을 것 같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한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없이 고용이 강한 모습을 나타내는 경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서울 환시 개장 직전 오전 8시에 발표된 만큼 이에 대한 해석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면서 달러화도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빅 피겨(큰 자릿수)'를 앞두고 당국의 안정화 발언도 강도를 더하는 양상이다.

전일 달러-원과 달러-위안(CNH) 환율은 각각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판공셩(潘功勝) 중국 인민은행(PBOC) 부행장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특정 시간대에 대규모 일방향 거래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외환시장의 건전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움직임이 있는지 필요시 관계 당국과 함께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단은 대체로 1,190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 속에 신흥국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이 발을 빼는 현상이 점차 두드러지면서 원화 절하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속에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익스포저를 축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 에셋 매니지먼트는 보고서를 통해 "상호 연계된 미중 무역 관계와 글로벌 성장 경로가 분명해질 때까지 신흥시장 통화와 채권에 대한 '비중확대' 익스포저를 축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모건스탠리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신흥국 시장의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지난 17일 밝혔다.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해 달러화 약세 재료가 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0.45로, 3월의 0.05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4.10포인트(0.33%) 하락한 25,679.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30포인트(0.67%) 내린 2,840.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3.91포인트(1.46%) 떨어진 7,702.38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4.20원) 대비 0.95원 내린 수준인 1,191.9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거래는 없었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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