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 빅피겨(큰자릿수)로 급등할 때 코스피는 2,000선 아래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011)과 달러-원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으로 치달았던 지난 2016년 12월~2017년 1월에는 코스피가 미리 1,900선으로 떨어진 후 상승할 때였다.

앞서 2016년 1~3월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할 때 코스피는 대체로 1800~1900대로 하락했다.

달러화가 급등할 때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수급 부담과 투자 심리 악화가 동시에 나타난 경우가 많다.

2016년 12월 상황을 되짚어보면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리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1,200원대로 올랐다.

강달러 기대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일어난 탓이다.

코스피는 달러화 급등에 앞서 급락했다. 코스피는 2016년 10~12월에 걸쳐 2000선 아래에 머물렀다. 트럼프 당선 소식이 있고, 달러화가 강세 조짐을 보일 때부터 코스피는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2016년 1~3월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할 당시 코스피 수준은 더욱 낮았다.

장중 달러화와 완전히 반대로 움직인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 치솟는 시점에 임박하면 코스피는 2,000선을 밑돌았다.

특히 2016년초에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등에 도이치뱅크 파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1,800대 중반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일본증시를 비롯해 홍콩증시 등 아시아증시가 전반적으로 급락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나빠졌다.

증시가 불안해지고, 달러-원 환율도 1,200원대에서 급등세를 이어갔다.

주식, 채권자금이 동시에 유출되면서 수급이 악화한데다 투자 심리도 점점 패닉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올해 환율 1,200원선과 코스피 2,000선은 어떨까.

투자 심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다시금 과거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을 단숨에 위협하면서 외환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부터 1,190원대로 급등할 때까지 당국이 제대로 투자 심리를 제어하지 못했다"며 "아시아 통화 대비 원화 변동성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발언까지 하면서 안일한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통화 중에서 원화는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위험 회피 이슈가 나올 때마다 헤지펀드 등의 타깃으로 주목을 받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환율 1,200원대 진입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의 순매도 지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1,160.00~1,200.00원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정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1,200원선을 웃돌면 외국인 순매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1,200원 수준의 환율을 고려하면 우선 외국인 매도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환율 1,200~1,240원 범위내에서 외국인 주간 평균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748억원이었고, 일반적으로 외국인 순매도 정점은 1,160~1,200원(주간 평균 순매도 금액 2천억원)에서 형성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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