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국채를 순매도했다. 국고채 3·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으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라 채권 가격 부담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연기금이 고평가 국채를 매도하면서 차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연기금의 국채 매매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채권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지난 17일까지 국채 1조640억원을 매수하고 1조1천746억원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순매도 1천1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잔존만기별로 연기금은 국채 1년 이하 순매도 900억원, 2년 이하 순매수 603억원, 3년 이하 순매수 470억원, 5년 이하 순매도 2천530억원, 10년 이하 순매도 3천464억원, 10년 초과 순매수 4천714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기금이 이달 국채를 순매도한 것은 채권 가격 부담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고채 3·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670%, 5년물 금리는 1.706%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피지 난디에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31일 금통위가 열린다"며 "이때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타나기는 이르다"고 예상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추경 집행 시기나 미·중 무역분쟁 결과 등에 따라 한국은행의 정책 스탠스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이는 7월 금통위 이후에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 레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채권금리 레벨이 부담되는 수준"이라며 "이에 연기금이 고평가 국채를 내다 팔면서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기금의 국채 매매를 두고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채권시장을 어둡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이 국채를 팔고 있다는 것은 채권시장 매력이 떨어졌고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가격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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