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의 간판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큰 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면서 수혜를 보겠지만,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입장이기도 해 수혜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구글에 이어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미국의 간판 IT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지원을 막으면 보안·편의성 향상 등을 위한 구글의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G메일같이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영향이 적지만,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해외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미국 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2억580만대에서 올해 1억5천600만대, 내년 1억1천960만대로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A는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 없이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정도(약 1억대)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은 남아있겠지만, 유럽, 남미,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사업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웨이 자체 개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더라도 단기간에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어렵다.

화웨이는 홍멍이라는 내부명을 가진 리눅스 기반의 자체 OS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자체 OS를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와 5G(5세대 이동통신)나 폴더블폰과 같은 신제품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더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1.7%로 1위를 지켰지만, 화웨이는 출하량을 50% 늘리며 17.9%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미국 업체가 공급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이 중단될 경우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유럽과 남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5G 및 반도체 시장에서는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의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이 이번 조치로 줄어들 확률도 있다.

조철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비중이 높은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업체 중에는 SK하이닉스의 화웨이 공급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신모델에 플렉서블 올레드(P-OLED) 패널 채택을 크게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공급 기회를 잃을 수 있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의 화웨이 향 매출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정돼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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