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리보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변동금리를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연준이 리보금리의 대체재로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을 내놓은 지 거의 1년이 지났지만, 미국 연방저당권협회(페이메이)를 비롯한 기관들이 SOFR을 적용해 발행한 채권의 규모는 아직 1천5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리보금리를 적용한 채권의 발행 규모는 9천억달러가 넘어 SOFR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고 웰스파고는 밝혔다.

리보는 금리조작 스캔들로 신뢰를 잃으면서 오는 2021년 퇴출될 예정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연준은 환매조건부채권(RP)에 기초한 SOFR을 새로운 기준으로 내놓았으나 단기 자금거래 시장은 오랫동안 사용한 리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페니메이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SOFR이 적용된 선순위 무담보 채권을 155억달러 어치 발행했을 뿐이다. 그동안 리보금리를 적용한 채권은 발행하지 않았지만, 주택담보증권 등은 100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SOFR은 지난 2014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규제 당국과 시중 은행이 합심해 만든 변동금리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마크 카바나 단기금리 전략 분석 총괄은 시장이 빠른 속도로 리보를 대체해 SOFR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들은 말하지만 "실제로 우리 고객과 얘기할 때 내가 받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현재 '마비 상태'에 있다"며 "그들은 장기 SOFR이 개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와 기업이 SOFR을 매매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 그들의 회계와 거래 체계가 SOFR에 최적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액센츄어의 베네시아 우 북미 규제 전략 선임 디렉터는 "사람들은 SOFR을 거래하고 싶어하고 헤지하고 싶어한다"면서도 "물리적으로 아직 인프라가 준비되지 못한 점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은 장기 SOFR 규격을 만들기 위한 연구 단계에 있다. 지난달 두 명의 연준 이코노미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는 선물 계약에서 장기 SOFR을 어떻게 도출할 수 있는지 분석했는데 이 같은 방법론이라면 SOFR이 시장에 더 매력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평가했다.

다만 WSJ은 "레포 거래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하룻밤보다 더 긴 기간의 레포 거래는 더 규모가 작고 더 산발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GLMX의 글렌 해블리체크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시장 참가자들이 그런 정보를 공유하는 데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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