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IBK기업은행이 노사가 함께 참여해 미래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연구 모임을 신설한다. 새로운 대화창구를 통해 노사 간 의견이 엇갈렸던 경영 사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1분기 노사협의회를 열어 'IBK 미래를 위한 연구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연구회는 임금체계, 조직편제 등 은행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조직이다.

당초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IBK 미래전략을 위한 장기계획 마련 노사 태스크포스팀(TFT)' 구성을 사측에 제안했으나 TFT가 아닌 연구회 설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업은행측은 TFT 형태로 조직이 설립될 경우 상대적으로 구속력이 강해질 수 있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연구회에서 노사가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를 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없다"면서 "다만, 노사 간 대화창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회에서 가장 먼저 다뤄질 의제는 사업부제 검토와 정규직 일괄전환 정원(TO) 및 예산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1년 수익성 강화를 위해 사업부제 조직을 도입했다. 전체 조직을 사업별 그룹으로 나누고 각 부문이 실적을 책임지는 편제다.

사업 부문별로 경쟁 구조가 형성돼 수익은 커졌지만 눈앞의 실적만 바라본다는 비판도 나왔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파견·용역 직원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들이 적용받는 승진·임금 인상에 관한 기준과 예산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초 한 차례 도입이 무산된 노동이사제가 의제로 오를지도 관심거리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2월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사측은 노조 추천 후보 대신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이사제 논의가 재개되려면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2년 후에나 가능하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기업은행 노사는 이번 노사협의회를 통해 육아휴직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의무 연차 사용일수를 기존 8일에서 10일로 늘리고, 런치타임 1시간 의무사용제 도입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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