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의 채권과 주식시장이 미국 경기 흐름에 각기 엇갈린 베팅을 하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극도의 경기 비관론에 빠질 필요가 있으며, 국채 시장이 결국 옳은 것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같이 보도하며, "채권과 주식시장 둘 중 하나만이 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지난 4월 중순 2.6%선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며 2.42%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2년물 금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며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2.14%까지 하락했다.

반대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1일 2,923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조정폭이 3%에 불과했다.

도이체방크는 채권시장이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을 반영하며 과잉 반응하는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채권은 지난 2개월 전보다는 베팅이 맞을 확률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은 현재 연내 한 차례 금리인하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도이체는 "향후 12개월 내로 경기 침체가 도래할 확률이 60%라는 의미"라며 "장기 국채금리의 경우 향후 12개월 사이 경기 둔화 가능성이 28%"라고 추산했다.

이와 비교할 때 주식시장은 낙관적인 편이다.

도이체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하는 지난해 4분기의 매도세가 반복된다면, 채권시장은 오는 2020년 연말까지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반영해야만 한다.

도이체는 "이는 채권시장이 현재 주식시장의 약 20% 하락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채권시장의 현재 경기 예측이 맞는다면, 주식시장이 적어도 지금보다 20% 추가로 약세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도이체는 "경제 지표는 크게 걱정할 요인이 아닐 수 있지만, 무역전쟁을 보면 주식시장이 성장에 정확한 견해를 가졌다고 확신하게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채권시장은 아마 다른 자산에 비교해 지난 2주간 과잉 반응한 것일 수 있지만, 펀더멘털 배경은 근본적으로 지금보다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며 "계속되는 무역 갈등으로 2개월 전에는 무시할 수 있었던 성장 하방 위험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무역 분쟁이 계속 확대되며 국채시장이 옳은 것으로 증명될 것"이라며 "투자자는 평소보다 채권을 늘리고 주식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기관은 채권 55%, 주식 44%, 현금 5%의 자산 배분을 권고했다. 이는 채권 35%, 주식 55%, 현금 10%의 벤치마크와는 비교되는 비율이다.

네드데이비스는 "현재 거시경제 환경에서 채권은 더욱 우월한 자산"이라며 "주식시장의 경우 현재 기류와 여건을 볼 때 투자를 독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증시는 낙관론이 계속해서 넘쳐나며 고평가됐다는 게 이 기관의 설명이다.

동시에 "조만간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투자자가 지속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전까지는 극단적인 경기 비관론에 빠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네드데이비스는 "결과의 상당수는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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