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달러-원 급등에도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재정거래 유인 확대 등 외국인의 국내채권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연합인포맥스 금융감독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 및 외국인 잔고비중(화면번호 4583) 등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외국인의 채권잔고는 117조3천241억원으로 이전 최고치였던 2018년 9월 10일 114조5천412억원을 뛰어넘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채권 현물을 순매수하면서 잔고를 지속해서 늘렸다.

이 기간 외국인은 국고채 5년 지표물 19-1호를 1조1천163억 원 샀고 통안채 2년물을 1조원, 통안채 1년물을 6천400억원 순매수했다. 2년 이하 통안채 및 10년 미만 국고채를 중심으로 매수 우위가 뚜렷했다.

이들 보유채권에 대한 듀레이션은 한 달 전 3.67년에서 현재 3.63년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단기물 보유를 늘린 영향이다.

통화 당국 안팎에서는 내외금리 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이탈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외국인 채권잔고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이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가 확대된 건 환율 상승에 따른 재정거래 유인 확대 덕분이다.

이들이 채권을 본격적으로 매수한 지난달 18일부터 달러-원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4월 18일 1,133.50원에 시가를 형성한 후 보합으로 마쳤던 하루를 제외하고 환율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월에도 달러-원은 가파른 상승을 나타냈다. 이달 달러-원은 장중 1,195.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스와프 포인트는 꾸준히 눌렸다. 통상 월말에 마이너스 폭이 확대된 후 월초에는 해소되던 스와프 포인트가 환율 상승으로 추가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이 증가하면서 통안채 위주의 단기 투자가 증가했다"며 "신용등급 대비 양호한 금리 메리트와 글로벌 자산배분 및 장기투자 성격의 국고채 잔고도 같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투자 성격의 자금은 일부 이탈 우려가 있지만, 원화 채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준 안전자산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추가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자금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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