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빅 피겨(큰 자릿수)'에 대한 공포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1,200원대 걸려있던 옵션 배리어에 대한 커버 물량이 선제적으로 소화된 것으로 21일 파악됐다.

달러-원 환율이 심리적으로나 차트상 주요 레벨인 1,200원에 다가서면서 '녹인'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 레벨을 배리어로 설정해놓은 옵션 커버가 상당 부분 미리 나왔다는 얘기다.

시장 예상보다 1,200원 상단에서의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는 셈이다.

지난 17일 달러-원이 1,195.70원까지 오르면서 1,190원대 안착하기 시작한 지난주 기존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잡았던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이 1,200원 선까지 오를 기세를 보이자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200원선에 옵션 걸린 게 많았으나 이미 꽤 커버 물량이 나왔다"며 "1,130~1,140원대에서 달러-원이 더 오르지 않을 것 같으니 콜옵션 매도를 했는데 1,200원이 목전인 데다 환율이 배리어를 뚫고 오르면 상대가 그 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현물을 미리 사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옵션 시장의 덩치는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달러 콜옵션과 풋옵션 수요 차이를 나타내는 지수인 '리스크 리버설'은 1주, 1개월, 3개월물 모두 고점을 찍고 내려서는 중이다.

1개월 기준으로 지난 9일 1.205까지 최고점을 찍었으나 전일 0.9475 정도로 내려섰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도 1,200원을 넘어서면 추격 매수가 붙으면서 실제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으나 옵션 관련 매수 물량이 급히 나오긴 쉽지 않다고 봤다.

한 시중은행의 콥딜러는 "최근 변동성이 살아났지만, 그간 환시 변동성이 많이 죽어 있었기 때문에 매도 단가 1,200원으로 쌓인 옵션 물량이 생각보단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기존 1,130~1,140원대에서 옵션이 만들어진 것이고 이미 2개월 전이라 매도 단가 1,200원을 만들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리적으로 1,200원을 넘으면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심리로 손절이 나올 수 있겠으나 옵션이 많이 걸려있는 건 아닐 것"이라며 "환율 오를 때 고객사는 선물환 매도를 더 많이 했을 것이고 일부 타깃 리뎀션 포워드(TRF)도 있으나 현재 시장 포지션 상 1,200원선이 크게 의미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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