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에도 韓 펀더멘털 튼튼하다"

韓 은행업·증권업은 '안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무디스는 원화 약세에도 한국 대외적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신평사는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구조적 원인보단 경기 순환적 요인 때문이라면서 한국의 경제는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21일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미디어 브리핑에서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수출 의존적인 입장인 한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리스크로 중국 경제둔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마찰, 미국의 자동차 관세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중국 경제둔화는 한국 외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위험요소로 작용한다고 구즈만 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최종 수요자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타격을 볼 수 있는 국가로 한국, 일본, 독일, 멕시코, 캐나다 총 다섯 국가를 꼽았으나 한국은 면제국가로 선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즈만 이사는 "올해 실질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내놓은 것이 한국 기준으로 낮아 보일 수 있으나 전반적인 압력은 구조적이라기보다는 경기 순환적 요인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는 충분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유사한 신용등급을 받은 동종그룹과 비교해서도 경제는 탄탄한 편(economy is strong)"이라고 진단했다.

구즈만 이사는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즈만 이사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대외적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구조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점, 대외적으로 순투자국이라는 점 등이 대외적 쇼크에 튼튼한 완충장치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가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부채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재정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한국의 경제여건은 동종그룹에 비교해 좋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수출 의존적 한국에 영향을 미친 중국의 위안화 환율보다 원화가 더 급한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을 덜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완화적인 정책을 펼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즈만 이사는 "전 세계 유동성 환경을 보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멈췄고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추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둔화 등 대외 경제 상황이나, 인플레이션과 같은 대내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도 완화적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또 구즈만 이사는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등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수출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경제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외적 요인이다"면서 "최저임금 등과 같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고용시장을 냉각시킨 주요 원인으로 보긴 어려우며, 대외적으로 받은 영향을 그저 일정 부분 악화시키는 역할만 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기대치 안에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피아 리 금융기관 담당 이사와 옥태종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애널리스트는 각각 한국의 은행권과 증권업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리 이사는 "완화적인 정책이 국내 은행권의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리 이사는 자산 건전성, 자금조달과 유동성 등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도 향후 12~18개월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7월부터의 신 COFIX 도입 및 수신 경쟁 심화 가능성으로 순이자마진 하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 증권업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옥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권산업의 자산 리스크 및 레버리지 증가세에도 향후 12~18개월간 안정적인 영업환경 및 사업 다각화를 토대로 증권사들이 수익성과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를 반영해 한국 증권산업 전망을 안정적으로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 환경이 고수익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사업 다각화가 수익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들이 전통적 위탁매매사업 이외의 대안적 수익원을 모색하는 가운데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대형 증권사의 기업 신용공여 확대 등에 따른 리스크는 생기고 있지만, 그림자금융에 대한 감독 강화는 부외부채의 증가세를 늦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옥 애널리스트는 또 "일부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에 의해 일부 상쇄될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금융업과 구조화 채권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레버리지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활성화한다는 계획하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주게 되면 대형 증권사들은 새로운 자금 조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옥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 및 한국증권금융의 유동성 지원 또한 국내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완충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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