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바뀌었지만,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성격이 비슷한 사모펀드로 인수 후보자가 바뀌는 것뿐이어서 탄탄한 재무능력을 지닌 금융그룹으로 인수되는 것과 같은 프리미엄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22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롯데카드 매각에 대한 평가를 종합하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다른 사모펀드로 변경됐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이미 3대 신용평가사는 롯데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앤컴퍼니로 결정됐을 때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등급 전망'을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조정했고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가 바뀌었지만 이를 유지했다.

애초 나이스신평은 롯데그룹의 롯데카드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신용등급에 반영해 1노치(notch)상향조정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로의 매각 가능성은 이러한 등급 상향 요인을 제거하는 것과 같아 신용등급은 한 단계 낮은 상태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이스신평의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부정적 검토대상에 재등록했다.

한기평 역시 사모펀드의 재무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꼽았다.

한기평과 같이 롯데카드를 장기 신용등급 등급감시(Watchlist) 하향검토에 등록한 한국신용평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한신평은 "우협이 바뀌었다고 해도 지분의 60%를 보유할 예정인 MBK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인 점, 전략적투자자 우리은행의 예상보유지분은 20%에 불과하다는 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평사의 신용등급 하향과 향후 하향조정 가능성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롯데카드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카드의 차입여건이 아직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신용등급 하락은 곧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지난 1분기 회사채 이자율이 2.51%에서 2.56%로 상승했고 전체 자금조달에서 차입금의 비중도 21.38%에서 26.6%로 상승했다.

롯데카드는 5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향후 현금흐름 등을 볼 때 아직은 안정적인 유동성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로 인수자가 바뀌었을 때 자금조달 여건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이미 신용등급을 낮춘 평가사가 있어 지난해보다 자금조달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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