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의 대표적인 채권 커브 두 가지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란 중앙은행의 시각과 늦어도 오는 10월에는 인하가 있을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뒤섞인 영향으로 풀이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격차와 관련, "경기 평가를 위해 투자자는 10년과 2년물을 보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10년과 3개월물을 살핀다"고 전했다.

두 집단이 서로 다른 커브를 보는 것으로, 연준이 보는 국채 10년과 3개월물의 금리 격차는 주기적으로 커브 역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에도 한 차례 해당 커브는 뒤집힌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시장에서는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를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2년물 금리의 움직임이 당장의 통화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연준 정책의 기대치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2년물 금리는 그동안 10년물을 상회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2.42%, 2년물 금리는 2.26%, 3개월물 금리는 2.38%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두 가지 커브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2년물 국채 금리의 만기 안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더욱 커졌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당장 향후 3개월 안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베팅하지는 않는다. 이런 배경 속에 3개월물 금리가 2년물을 웃도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여러 위험 요인에 직면하며 2~5년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에 대한 수요가 몰렸고, 이에 따라 그보다 짧은 만기 대비 금리는 하락하게 됐다.

즉각적인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은 성장 우려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의 침체 가능성을 키웠다.

올해 연초 3개월의 경제 성장률은 연간 기준 3.2%를 기록했고, 지난달 실업률은 50여년 만에 가장 낮은 3.6%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4월 물가 지표는 전문가 기대치를 밑돌았고, 이는 연준의 고민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도널드 엘런버거 헤드는 "경기가 약화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동시에 연준은 필사적으로 인플레 압력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풀이했다.

투자자가 통화정책 경로를 베팅하는 데 활용하는 연방기금선물시장은 수개월 내의 금리인하를 반영했다. 금리 인하 확률은 오는 10월 회의부터 50%가 넘어간다. 다른 말로 하면, 3개월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3개월물 금리는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단기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이는 10년물 금리를 단기물 대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된다.

엘런버거 헤드는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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