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화웨이의 달러표시채권 가격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결국 화웨이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가할 것이란 두려움이 시장 내 팽배한 것으로 평가됐다.

21일(현지시간) 팩트셋 등에 따르면 오는 2026년 5월 만기가 돌아오는 화웨이의 10년 만기 채권(표면금리 4.215%)은 지난 주말 달러당 95.4센트에 거래됐다. 이는 하루 만에 2.4%가 하락한 수준으로, 해당 채권이 발행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었다.

화웨이는 그동안 네 차례 달러채권을 발행했고, 만기는 2022년에서 2027년 사이에 분포한다. 전체 발행 잔액은 약 45억 달러로 집계됐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와 관련,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기업들도 미국 정부의 최근 제재를 준수하며 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화웨이 달러채 가격이 고꾸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은 미국 정부가 회사에 금융 제재를 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촉발됐다"고 풀이했다.

재팬리서치인스터튜트의 시니치 세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다음 조치는 화웨이에 대한 금융제재가 될 수 있다"며 "화웨이가 이란과 북한과 마찬가지로 달러 거래를 금지당한다면, 이 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화웨이는 중국의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사업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에 중국 경제 성장이 악화할 수도 있다.

주요 싱크탱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이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의 달러채 총 발행잔액은 회사의 순가치 340억 달러에 비교해서는 미미한 편이고, 채권 가격은 지난해 12월 지금보다 더욱 낮은 달러당 89센트까지 떨어진 바도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그러나 투자자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 관계 악화로 화웨이 부채가 30%가량 불어난 것을 기억한다"며 "그때부터 양국 간 경제 헤게머니 전쟁의 방향성에 대해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이른바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편입했다. 이는 미국기업이 화웨이와 그 계열사에 부품 등을 판매하려면 정부로부터 따로 '면허'를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화웨이의 미국기업 부품 구매를 더 어렵게 하는 조처가 내려진 것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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