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금융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둔화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나 홀로 늘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원화가치 하락에도 해외투자자와의 접촉면을 확대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연합인포맥스의 외국인 주식 개별종목 보유율 추이(화면번호 3265)를 보면 전일 기준 외국인의 우리금융지주 보유 주식 수는 2억229만144주를 기록했다. 보유율은 29.74%다. 전일에도 외국인이 10만주 이상의 주식을 추가했다.

이달 늘어난 외국인 보유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은 113만주를 넘어섰다. 13거래일 중 순매수한 거래일이 8일로 기세가 꾸준했다.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에도 흔들리지 않은 셈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주사로 전환하고 재상장했을 때 외국인의 보유 주식은 1억8천816만주 정도였다. 약 3개월 만에 외국인의 보유 주식 수가 7.5% 증가했다. 보유율은 2.0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는 주춤했다.

신한지주의 외국인 보유 주식은 지난 2월 14일 이후 0.24%(76만주)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70만주 이상 줄었다. 하나금융이 약 3개월 새 외국인이 보유 주식을 121만3천주가량(0.58%) 추가하면서 선방했다. 다만, 이 수치는 우리금융의 증가분(1천413만)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못 미친다. 이달에는 외국인이 하나금융의 주식을 40만주 이상 정리했다.

전일 기준 외국인의 주식 보유량이 2억8천224만주 정도인 KB금융은 같은 기간 0.91% 감소했다. 257만주 이상의 보유 주식이 줄었다.

금융업의 외국인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데 우리금융지주가 결정적이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에 손태승 회장이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 등의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우리금융 순매수 추세에 장애물은 여전하다.

화웨이 등 특정 기업까지 거론되며 미중 무역갈등이 확산하는 추세에 글로벌 경기 둔화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시각에서 주식을 꾸준히 산다는 점은 분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있겠지만, 환율이 더 올랐을 때 포트폴리오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다른 금융사들에 호재가 생기면 바로 갈아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서 유동성 확대 장세로 다시 가느냐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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