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통화 당국의 시선이 금융안정에서 경기로 옮겨갈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한은은 금융 불균형 위험에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 위험이 줄어들면서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22일 '2019년 1분기 중 가계신용'을 통해 1분기 중 가계신용이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액이 한 자릿수 비율로 떨어지고, 증가율도 5% 미만으로 내려오면서 가팔랐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혔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가처분소득 증가 추정치가 3.9% 정도인데 이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지만, 거시 여건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봄철에는 입주 물량 증가로 집단대출이 증가하고, 비은행권의 관리지표가 6월에 정식 도입되면서 가계대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에 대해 금통위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 등으로 최근 안정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반기에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가계대출 증가율은 점진적인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중 이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금통위원은 "금융 불균형 누적은 차츰 완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 불균형 정도가 여전히 높다"며 "계속된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이후 대출증가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지표는 여전히 개선 흐름이 더디면서, 일부 금통위원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를 주장할 여지가 커졌다고 해석했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소득증가율보다 빠르다고 언급했었기 때문에 현재 속도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줄어든다면 한은이 걱정하는 금융 불균형 우려는 많이 해소될 수 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 결국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