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거래제한 결정에 중국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으로부터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이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부추겨 화웨이에는 호재, 애플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DC 아시아태평양의 키란지트 카우르 선임연구원은 "화웨이가 하드웨어 공급망 타격으로 인해 국내시장 휴대전화 출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상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화웨이 사랑은 더 커지기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억600만 대였으며, 이 중 1억500만 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화웨이의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6.4%였다.

반면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 내 5위로 9.1%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해 1분기에는 7%로 하락했다. 동기간 화웨이 시장 점유율은 3% 올랐다.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3천64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기업 중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인 것은 화웨이가 유일하다.

IHS마킷의 제이커 리 선임 산업애널리스트도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를 차치하고라도 애플 제품 라인업과 가격 전략 자체가 판매 부진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서 화웨이 반도체는 미국 공급망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해시태그는 조회 수가 5천만 건이 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IDC의 브라이언 마 부사장은 "최근 상황 때문에 애국심이 고취된 것은 사실이며 애플이 이 때문에 충격을 받는다고 해도 놀랍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애플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명품 브랜드"라면서 "온라인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몇몇 네티즌만 보고 일반화를 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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