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외환 당국의 존재감이 분명해졌다.

그간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자제했던 한국은행까지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1,200원 선에 대한 강한 방어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달러-원 환율이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며 "펀더멘털 대비 오버슈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2시 55분 한은 관계자의 해당 발언이 나오자 1,19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서던 달러-원 환율은 급히 상승폭을 줄였다

특히 장 마감 직전 1분 사이에 종가 관리로 추정되는 매도 폭탄에 급전직하해 전일 대비 1.20원 내린 1,192.80원에서 마무리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4% 하향 조정하자 역내·외 할 것 없이 달러 매수에 나섰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96.50원까지 올라 3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지난 2017년 1월 11일 장중 고점 1,202.00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외환 관계자도 "당국이 얼마 전 시장질서 훼손 움직임에 대해 말한 적 있다"며 "관련 움직임과 관련해 관계기관회의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특정시간대 대규모 일방향 거래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외환시장의 건전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움직임이 있는지 필요시 관계당국과 함께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간 급등 시마다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정도에 그치며 시장 흐름에 맡기던 당국의 스탠스와 달리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외환당국의 소극적인 스탠스에서 이날 변화가 감지됐다며 달러-원 환율 1,200원 선에 대한 저항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싱가포르 달러, 호주달러, 위안화 모두 약세라 이에 연동되며 환율이 크게 올랐다"며 "외환당국발 메시지가 강도를 높였고 일부 실개입도 나온 것으로 보여 1,200원선이 쉽게 뚫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환 당국이 1,200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장 끝나기 직전 1분만에 3~4억 달러 정도의 물량이 쏟아지면서 비드를 다 밀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구두개입으로 롱심리를 꺾은 후 효율적으로 실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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