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와 퀄컴의 반독점법 위반 판결에 따른 주가 폭락 여파로 하락했다.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브렉시트 혼란 등에 안전자산 선호가 일어 상승했고,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데다 무역전쟁 우려도 지속해 큰 폭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연준은 당분간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보이는 것에 대부분 위원이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물가 약세가 일시적이라는 판단에도 다수가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낮은 물가가 지속하면 물가 기대가 낮은 수준에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직접적인 금리 인하 주장은 내놓지 않았다.

연준이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던 정책 스탠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만큼 시장 반응도 제한됐다.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부담은 지속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회담은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향후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데 대해서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하는 것은 경제적 횡포이며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평등한 협상을 원한다면 중국의 대문은 열려 있지만, 극한의 압박 조치를 선택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단호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발표한 이후 전 세계에서 화웨이와 거래 중단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키로 했고, 보다폰 등 통신사도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판매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일본 주요 이동통신 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 등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90일간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제재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양상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내년께 물가가 목표치 2%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향후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 자신은 굳건한 '인내심' 파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이 올바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채금리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관련 우려도 지속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일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 처리를 호소했지만, 영국 하원 반응이 냉담해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커졌다.

영국이 EU에 잔류할 가능성을 열어둔 브렉시트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브렉시트 강경론자가 사임하기도 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72포인트(0.39%) 하락한 25,776.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09포인트(0.28%) 하락한 2,856.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88포인트(0.45%) 내린 7,750.8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이날 오후에 공개될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퀄컴의 반독점법 위반 판결 여파 등을 주시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웨이 제재 등 무역 전쟁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 관계 전반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보도를 내놨다.

매체는 중국의 연구기관 등에서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하는 미국으로부터의 핵심적인 부품 조달 위험성 지적과 함께 미국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퀄컴 주가가 폭락한 점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퀄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주가가 10.9% 폭락했다. 반도체주 중심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는 1.8%가량 내렸다.

로우스와 노드스트롬 등 주요 유통업체의 부진한 1분기 실적으로 소비 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소 커졌다. 로우스는 12%, 노드스트롬 주가는 9.2% 각각 급락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인프라 투자 법안 등 주요법안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한 점도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정치 대립으로 인해 필수적인 법안 통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인프라 관련 기업 주가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한 여파로 에너지주가 1.58% 내렸다. 기술주도 0.57% 하락했다. 반면 필수 소비재는 0.55% 올랐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BNP파리바의 필립 지젤스 수석 전략가는 "미·중 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할수록 시장에서 더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4% 하락한 14.7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5bp 내린 2.393%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5bp 하락한 2.818%를 나타냈다. 3월 29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떨어진 2.23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7.0bp에서 16.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백악관이 또 다른 중국 기업에 거래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높아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협상 재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고, 중국은 화웨이 제재 등으로 미국과의 경제 관계 전반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전쟁 해결 기대가 낮아진 데다,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커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일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 처리를 호소했지만, 영국 하원 반응이 냉담해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커졌다.

영국이 EU에 잔류할 가능성을 열어둔 브렉시트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브렉시트 강경론자가 사임하기도 했다.

10년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은 7.4bp 떨어진 1.016%를 기록했다. 3월 22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주가는 하락했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일었다. 최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40% 근처에 머물고 있다.

시장 관심이 쏠렸던 FOMC 회의 의사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다, 무역 공포가 살아나기 전에 회의가 열려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투자 전략가는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 연방기금 선물시장을 보면 이런 예상의 많은 근거는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거나 밑돌 때 일시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훨씬 더 큰 인내심을 발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리플리 전략가는 "브렉시트와 글로벌 무역이 주요 지정학적 위험인데,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위험 회피를 목격했다"며 "연준은 정책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당분간 채권시장은 최근 범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1번이나 2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정책 완화 가능성을 68%로 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돕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들은 "무역 긴장, 연준의 움직임, 잠잠한 인플레이션, 브렉시트가 시장을 놀라게 했다"며 "몇 개월 내에 국채수익률이 많이 오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연말 전망치를 기존 3.00%에서 2.60%로 하향 조정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33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543엔보다 0.209엔(0.19%)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53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614달러보다 0.00075달러(0.0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05엔을 기록, 전장 123.39엔보다 0.34엔(0.2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오른 98.077을 기록했다. 4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과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은 아직 계획된 것이 없으며 아마 앞으로 30∼45일 동안은 어떤 결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화웨이 제재 등으로 미국과의 경제 관계 전반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는 등 무역 전쟁 해결 기대가 낮아졌다. 화웨이 거래제한 유예 조치로 다소 풀리는 듯했던 무역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일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 처리를 호소했지만, 영국 하원 반응이 냉담해 무질서한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커졌다.

파운드-달러는 0.29% 내렸다.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연저점에 근접했다.

브렉시트 부담에다 위험 회피에 유로도 하락했다.

반면 엔과 스위스 프랑과 같은 안전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과 프랑은 이번 달 들어 1% 가까이 올랐다.

JFD 그룹의 차라람보스 피소우로스 선임 시장 분석가는 "시장이 장기간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자신감을 갖기 전에 미국과 중국이 모두 진정으로 합의점을 찾을 용의가 있다는 구체적인 신호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BBH의 분석가들은 "모두가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오래가리라고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르젠텍스의 존 골디 외환 딜러는 "메이 총리 사임 후 브렉시트 강경론자가 후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늘어나 파운드가 하락했다"며 "역사적으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파운드에 단기 위험이 여전해서 곧 하락세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BMO 캐피털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FOMC 의사록은 외환시장에는 다소 이벤트가 되지 못했다"며 "최근 연준 위원들의 많은 발언을 이미 소화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MUFG 은행의 미노리 우치다 수석 통화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우려해 이머징마켓에서 달러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달러 수요가 여전히 강한 만큼, 국채수익률이 떨어진다고 해도 달러 강세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1달러(2.7%) 하락한 61.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중동 정세,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두 주 연속 증가하면서 유가를 끌어 내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474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140만 배럴 감소와 달리 큰 폭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372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77만 배럴 늘었다. 이 역시 90만 배럴 감소와 20만 배럴 감소를 예상한 시장 기대와 어긋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도 지속했다.

양국의 관세 공방에 이어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으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점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이란 원유 수출 감소와 중동지역의 긴장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일부 외신은 카타르 페트롤리엄이 판매한 7월물 중(重)질유의 프리미엄이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로 인해 2013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재료와 하락 재료가 맞서고 있는 만큼 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PVC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한 손에는 미국과 이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다른 손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있다"면서 "유가를 어느 쪽으로도 배럴당 10달러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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