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 후반까지 하단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90원선을 중심으로 종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하루가 예상된다.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과 가시적인 종가 관리까지 확인하면서 과열됐던 시장의 롱 심리는 한풀 꺾였다.

전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달러-원 환율이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며 "펀더멘털 대비 오버슈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장 마감 직전 1~2분가량 사이에 쏟아진 당국발 매도 폭탄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200원 '빅 피겨' 부근에서의 당국 경계를 실감했다.

롱포지션이 상당 부분 정리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로 내려선 후 마감할 경우 달러-원 방향성은 점차 아래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종가가 1,190원선에서 지지된다면 향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가 있어 당국과 시장 간 긴장이 다시 팽팽해질 수 있다.

월말로 접어든 만큼 수급상 달러 공급이 우위를 보일 여건은 마련됐다.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 출회 여부에 따라 1,180원대 안착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서의 순매도를 줄이는 추세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과 관련한 뉴스는 여전히 하단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3위안대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 대(對) 중국 압박이 지속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 공급을 카드로 반발에 나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0일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면서 "과학기술 혁신의 강도를 높이고, 기술 수준을 계속 향상하며, 산업망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은 아직 계획된 것이 없으며 아마 앞으로 30∼45일 동안은 어떤 결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평등한 협상을 원한다면 중국의 대문은 열려 있지만, 극한의 압박조치를 선택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단호하게 싸울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실제로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어 화웨이발 무역 긴장이 단기간에 완화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키로 했고, 보다폰 등 통신사도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판매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일본 주요 이동통신 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 등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 하단이 1,180원대 중반 아래까지 낮아지긴 어려워 보인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다 최근 고조된 미중 무역 긴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의사록에서 당분간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보이는 것에 대부분 위원이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물가 약세가 일시적이라는 판단에도 다수가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72포인트(0.39%) 하락한 25,776.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09포인트(0.28%) 하락한 2,856.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88포인트(0.45%) 내린 7,750.84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2.80원) 대비 1.90원 내린 수준인 1,189.6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89.50원에서 거래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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