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월가 IB가 본 미·중 무역전쟁 영향
<뉴욕은 지금> 월가 IB가 본 미·중 무역전쟁 영향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5.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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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너무 낙관했던 탓인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불발 충격은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난 5일 직후만 해도 막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관세맨'의 압박 전략 정도로 받아들였지만, 중국이 보복 관세 등 강경 대응으로 맞서자 이후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경색됐다.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지 보름여가 지난 지금, 시장은 무역 관련 헤드라인에 일희일비하고 있으며,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걱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양국 모두 협상 지속 의지는 나타내고 있어 2019년 말까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설문에서도 67%가 2019년 중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타결될 가능성은 18%, 5년 내 타결은 3%, 완전 결렬 가능성은 13%였다.

상호 관세가 결국 미국과 중국 경제에 모두 부정적이고, 장기화 양상이 되면 정치적으로도 양국 정부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풋'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3일 다우지수가 600포인트 이상 급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향후 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주가가 최악으로 가는 것을 막겠다는 트럼프 풋의 학습효과는 상대적으로 강한 뉴욕증시로 이어졌다.

희망을 접지는 않았지만, 당장 경제에 미칠 우려는 오히려 더 커졌다.

IB들은 이번 무역 분쟁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4%포인트에서 0.8%포인트까지 깎아 먹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 인상은 0.2~0.3%포인트 잠식, 나머지 3천25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는 0.1~0.15%포인트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IB들의 분석이다.

IB들은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규모는 전체 수출의 6.4%, 중국에서 수입은 17.7%를 차지하는 등 전체 무역에서 비중이 높지 않다"며 "관세부과를 감수하고 중국에서 계속 수입하거나 국내외 대체 수입처를 발굴할 수 있어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바클레이즈는 "대부분의 후생손실은 가계 부문에 집중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세수 증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수혜를 입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후생손실이란 사회 내 국내 소비자와 공급자들의 이익과 손해를 종합해서 금액으로 추산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과도 밀접한 인플레이션 영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요 IB는 관세율 15%포인트 인상으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최대 0.1~0.2%포인트 상승하고, 나머지 수입품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추가로 0.3~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그동안 추가 관세가 부과된 수입품은 중간재와 자본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추가 조치 대상 수입품은 소비재 비중이 높아 상당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탄탄한 미국 경제에 주요 위험이 부상한 만큼,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역 전쟁으로 2020년에 경기침체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미 시장은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반영된 기대 금리 인하 횟수는 1.4회로 높아졌다.

연준은 관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인내심을 가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IB들도 상황을 주시하며 기존 전망을 바꾸지는 않았다.

무역 낙관론이 우세하던 지난 2일 올해 금리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기관은 15곳이었다. 한 곳만 1회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비관론이 정점을 찍은 지난 13일 기준 1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1곳이 동결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기관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연준이 대응조치를 하면, 게임 끝이다. 우리는 승리한다!"면서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펴는 것처럼 연준도 금리를 인하해 무역 전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연준 위원 대부분은 연준의 관망 기조를 지지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유보하지만, 일부 위원 사이에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도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반응의 심각성에 따라 금리 인하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G20 정상회담만 바라보는 처지다. 당분간은 불확실성과 싸울 수밖에 없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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