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카드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척도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 절감은 물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카드사들의 핵심 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는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맞물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고객 접점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글로벌 브랜드사는 최근 3~4년 동안 발급사 컨설팅,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원 창출에 나섰다.

마스터카드의 경우 결제 관련 수익 외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부가서비스의 매출을 전체 매출의 15%까지 끌어올렸다.

마스터는 여전히 비자(VISA)에 비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밀리고 있지만 새로운 수익원으로 승부를 걸어 점차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국내 카드사의 경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소규모 가맹점에서도 고객들에게 쿠폰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샵(MySHOP Parter)'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신한카드가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읽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알뜰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마이샵은 신한카드의 2천200만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플랫폼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반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정교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고객들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한국은행 등에 제공해 경제 전반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돕고 정책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자동응답시스템(AI-ARS)'를 도입했다.

일반적인 ARS는 고객이 안내 음성에 따라 원하는 서비스 정보를 선택해 청취하거나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연결되는데 인공지능 ARS는 대기 시간 없이 인공지능 상담원이 바로 상담을 진행한다.

인공지능 상담원은 최대 고객 100명까지 동시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하루 최대 3천 통화가량 응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월평균 150만건에 이르는 상담 중 최대 30%인 45만건가량을 인공지능 상담원이 응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시중 은행들은 AI 은행원을 도입해 단순 계좌조회나 송금 업무 등 단순 업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출 연장, 이자 상환 등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이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을 통한 빅데이터 활용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카드는 월계점 오픈 이후 실제 고객들의 소비 지역과 이동 동선을 분석해 타깃 고객을 정교화해 다른 점포와 비교해 매출이 142.7%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자체 분석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카드사들의 서비스 진화는 금융당국의 정책 효과와 함께 한층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카드사들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서울대학교 강의를 통해 "핀테크 혁신이 금융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 고유의 가치를 지키면서 건전하게 꽃피울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 금융은 혁신적인 기술의 융합으로 우리의 금융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혁의 시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초기 투자 비용이 좀 소요되더라도 반드시 갖춰야 할 트렌드로 변모하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혁신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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