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부터 리스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올 1분기 기업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이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외부 차입 등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한 것이 아니라 신용스프레드 확대나 신용등급 하락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고채 3·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어 연기금이 금리 매력이 높은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매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1Q 기업 부채비율 167%…리스회계기준 변경 영향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 120곳(공모채권 발행기업)의 부채비율은 167%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49%)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7년부터 상승 추세를 보인다. 실제 부채비율은 2011년 162%, 2012년 162%, 2013년 155%, 2014년 154%, 2015년 157%, 2016년 152%, 2017년 144%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부채비율 상승의 주범으로 리스회계기준 변경이 지목된다.

올해 1월부터 리스 회계기준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1017호에서 K-IFRS 1116호로 변경됐다. 이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지난 2016년 1월 IFRS 16 리스를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 K-IFRS 1017호에서 금융리스 이용자는 재무상태표에서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했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리스자산 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처리했다.

반면 운용리스 이용자는 재무상태표에서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하지 않았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리스료를 영업비용으로 처리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K-IFRS 1116호에서는 운용리스 이용자도 재무상태표에서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인식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서도 리스 자산 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처리해야 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의 회계 처리방식이 같아지는 셈이다.

한 회계사는 "지난해까지 재무상태표에서 보이지 않던 부채가 리스회계기준 변경 이후 드러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크레디트 채권시장 영향은 제한적…신종자본증권 발행 증가할 듯"

크레디트 채권시장에서는 리스회계기준 변경과 부채비율 상승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실적 악화와 외부 차입 등으로 올 1분기 기업 부채비율이 상승한 것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신용스프레드 확대나 신용등급 하락 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올 1분기 실적이 악화된 업종이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물과 공모 무보증 AA- 회사채 3년물 간 스프레드는 지난 1월 초 41.1bp에서 지난 22일 29.5bp로 축소됐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기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리스 이용자는 모든 리스에 대해 사용권 자산과 리스 부채를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운용리스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부채비율이 상승해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같은 자본확충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기금이 금리 매력이 높은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매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늘어나면 연기금도 이를 적극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올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CJ대한통운, 롯데칠성음료, 이마트 등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잇달아 매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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