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잠시 디커플링됐던 한국과 중국의 채권 금리가 다시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번호 6543)에 따르면 동조화 흐름을 보이던 한국과 중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12월 중순부터 1월 사이 잠시 무관하게 움직였다가 이후 다시 같은 방향성을 나타냈다.



<한국 국채 10년물(빨강. 우변)과 중국 국채 10년물(검정. 좌변) 금리 흐름. 하늘색 박스는 디커플링 기간>



금리 동조화에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작년 말부터 일시적으로 한국과 중국 금리가 디커플링되면서 국내 채권 금리의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한 중국 국채 시장의 설명력이 다소 떨어졌다.

디커플링은 중국의 국채 금리가 수급과 정부 정책 영향으로 잠시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채로 움직였기 때문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중국 금리 하락은 중국의 경기가 나빴기 때문이 아니다"며 "금리는 중국의 글로벌 본드 인덱스 편입 등 수급 요인과 지준율 인하 이슈 때문에 하락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월 중국 정부와 국책 은행의 채권을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글로벌 채권 지수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따라 지수를 추종하는 약 1천500억 달러(170조 원)의 자금이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금리가 국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통로는 국채 선물시장의 외국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이 방향타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국채선물 시장에 들어온 외국인이 한국과 경제적 관련성이 높은 중국 시장을 관찰하고 한국에서 베팅에 나선다면 두 나라의 금리가 동조화할 수 있다.

윤여삼 연구원은 "작년 초 국내 채권 금리가 상승할 때도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 금리가 미국보다 중국 경기의 악화를 반영할 것이라고 보고 국채선물 시장에 먼저 유입한 바 있다"며 "외국인 선물 잔고가 우리나라 금리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금리의 상관관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의 상관성이 커졌다고 해서 미국 채권시장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하는 미국 국채선물 포지션 가운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인 에셋매니저의 포지션 변화도 국내 시장의 외국인 움직임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평가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CFTC 선물 포지션은 공개 시점의 차이 때문에 주간보다는 월별로 봐야 (국내 외국인과) 유사하다"며 "두 포지션은 차이를 보였다가도 다시 비슷한 양상으로 가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동반 흐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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