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파괴적 소모전"…게임이론으로 본 미ㆍ중 무역 전쟁
"상호파괴적 소모전"…게임이론으로 본 미ㆍ중 무역 전쟁
  • 정선미 기자
  • 승인 2019.05.23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소모전 양상에 돌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게임이론 전문가들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게임이론 전문가들은 미ㆍ중 무역 전쟁은 '소모전'에 진입한 상태로 두 당사자가 양립할 수 없는 위치를 끈질기게 고수하면서 승자가 되기 위해 다른 쪽이 꺾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 상대방 굴복 확신해 상호파괴적 소모전

이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예시가 바로 1차 세계대전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비교적 최근의 사례를 보면 디지털라디오 업체인 시리우스와 XM의 대결, 그리고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이베이와 야후 사이의 경쟁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사례에서 당사자들은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출혈하는 소모전을 벌인 후 시리우스와 XM은 동등합병에 합의했으며 페이스북과 이베이가 각각 경쟁에서 이겼다.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스쿨의 산딥 발리가 관리경제 및 결정이론학 교수는 "1차 세계대전과 같이 두 플레이어는 소모전 속에 승리를 쟁취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산업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합의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세가 폐기되길 원하고 있으며 무언가에 합의할 의지가 있지만, 보조금 문제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들은 모순적 위치에 있어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대칭적 정보' 즉, 양측이 각자의 장점과 약점만 알고 있을 뿐 상대방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 최후의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추가로 위협적인 카드를 꺼내면 한쪽이 굴복할 것으로 확신하는 상호파괴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취약점 분명히 찾아야 공격 가능

미국과 중국 모두 위협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상대방으로부터 착취할 수 있는 경제 및 정치적 취약성, 이른바 '위협 포인트'를 찾아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는 관세로 인해 분노한 농부와 공장 소유주, 소비자, 그리고 경제적 피해, 금융시장이 치르는 비용 등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위험이 여기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에는 무역 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침체 악화, 두번째 임기를 불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시 주석의 정치적 지지기반 약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소비자들, 즉 보통의 유권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위험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연말 쇼핑시즌이 성탄절이 되면 더 극심해질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청리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민주주의가 없지만, 이것이 어떤 제약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상적인 미국의 협상 전략은 분명하고 일관성 있는 기대에 근거해 약속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거나 어길 때 따르는 비용을 명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압박의 수위를 높일 때 상대방에게 대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고 감정을 억제하는 한편 특히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에 맞춰 공공연하게 직접 충돌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인과 협상하기'의 저자 피터 존스턴은 "공개적으로 창피를 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트럼프, 게임이론 속 '합리적 행위자'로 보기 어려워

다만 게임이론이 인간 행동의 예측 가능성을 분석하는 이론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려 깊은 정책이나 전통은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앤디 맥레넌 경제학 교수는 "게임이론은 냉철한 계산의 문제를 연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리적인 행위자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성은 협상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

뉴저지 러트거스 대학의 토머스 프루사 경제학 교수는 "그가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키워줄 수 있다. 그가 다음번에 무엇을 할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미친 사람' 전략이 효과적이라면 위협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프루사 교수는 지적했다.

스탠포드대학의 더글라스 번헤임 교수는 "(전략적 고려에 기반을 둔) 나의 예측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 몇 가지를 줘서 그가 우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형편없는 합의가 나올 것이며 트럼프는 승리를 주장하며 자신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가 교수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항복할 것이라는 게 내 추측이다. 그는 항복하는 경향이 있고, 그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도 더 나빠지고 있다. 그에게는 데드라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끝)

기자의 다른기사
인포맥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연합인포맥스
  • 110-140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2길 25 연합뉴스빌딩 10층 (주)연합인포맥스
  • 대표전화 : 02-398-4900
  • 팩스 : 02-398-4992~4
  • 제호 : 연합인포맥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2336
  • 발행일 : 2000년 6월 1일
  • 등록일 : 2012년 11월 06일
  • 발행인 : 최병국
  • 편집인 : 최병국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유상원
  • 연합인포맥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연합인포맥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fomaxkorea@gmail.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