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시아의 주요 통신업체들이 화웨이의 신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해 중국을 향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23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는 오는 24일부터 판매할 계획이었던 화웨이의 새로운 스마트폰 'P30 라이트'를 매대에서 치우기로 했다. 또 다른 일본 통신업체 KDDI도 당초 이달 말부터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대만의 국영기업이자 최대 통신업체인 청화텔레콤도 화웨이의 기존 기기는 소진하겠지만 현시점부터 새로운 기기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닛케이에 밝혔다. 대만의 2위 통신사인 타이완 모바일도 이번 주부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의 KT는 아직 화웨이의 신제품을 판매 중단하겠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검토 단계에 있다. 인도네시아의 최대 통신업체 텔콤셀도 판매 중단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시아 통신사들이 잇달아 화웨이의 신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이 이 명단에 오른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이미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만큼 주요 통신업체들이 미리 화웨이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마케팅 분석업체 MM리서치의 요코타 히데아키 선임 부대표는 "판매 연기는 일본에서 화웨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화웨이는 3대 통신업체가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일본 내 출하량이 63.4% 급증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우리가 (화웨이의 신제품을) 자신감 있게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고 KDDI도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도코모는 화웨이의 'P30 프로'에 대한 선주문을 앞으로 중단하지만, 해당 제품을 올해 여름께 판매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도 화웨이의 'P30 라이트'의 판매를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