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미ㆍ중 무역 전쟁이 기술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 IT기업 보호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이날 오후 웹사이트 공고를 통해 올해부터 2년간 중국 반도체 업체와 소프트웨어업체의 법인세를 면제해줄 예정이며 향후 3년 동안에는 25%의 세율을 절반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편입함에 따라 이 업체는 미국산 기술과 제품을 살 수 없게 됐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하이크비전을 포함해 저장다화테크놀로지 등 최대 5곳의 감시카메라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로 편입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쑤저우증권의 우칸 투자매니저는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화웨이가 타깃이 된 후에 중국 정부가 국내 하이테크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에 매우 빨리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로 자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이다. 다른 지원 조치가 나오는지 지켜볼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IT분야에 대규모 호재"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에 22일 상하이지수는 소폭 하락했지만, 소프트웨어와 전자장비업체를 추종하는 지수는 0.8% 이상 상승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중국 소프트웨어가 10% 올랐고, 기가디바이스 반도체는 7.8% 급등했다.

헝성에셋매니지먼트의 다이 밍 펀드매니저는 "미국에 의한 기술봉쇄가 고조되고 있으며 중국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려면 기술 분야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5G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설계나 제조와 같은 최첨단 기술에서는 미국에 뒤처져 있다.

중국의 거대 IT기업들이 인텔이나 퀄컴에서 만든 핵심 부품을 주로 쓰고, 스마트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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