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5분위 배율 작년 5.95배에서 올해 5.80배로

가처분소득 9년 반만에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올해 1분기 빈곤층의 가구소득이 감소했다. 소득 양극화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수준에서 크게 못 벗어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소득 1분위 가구(하위 20%, 2인 이상)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감소했다.

근로소득이 40만4천4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5% 급감했기 때문이다. 빈곤층 근로자 가구는 27.1%로 전년 동기(29.9%)보다 2.8%포인트 떨어졌다.

1분위의 사업소득이 10.3% 증가한 데 대해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은 "2분위와 3분위에 있던 자영업자가 1분위로 넘어온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1분위 표본이 100가구라고 가정할 때 이 가운데 사업소득자가 20가구에서 25가구로 늘었다면 사업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 단순하게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고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박 과장도 "저소득 가구의 소득급락세가 멈춰서는 느낌이지, 구체적으로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여준다고 판단하기에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 최상위층인 5분위(상위 20%)의 가구소득도 992만5천원으로 2.2%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이후 처음이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8%, 5.5% 감소한 영향이다. 박 과장은 "상여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역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포함한 1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2만6천원으로 1.3%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0.5%, 14.2% 증가했다. 반면,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은 1.4%, 26.0% 감소했다.

가구소득을 개인소득으로 환산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보면 1분위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83만3천원, 5분위는 483만원이었다.

5분위를 1분위로 나눈 '배율'은 5.80으로 1년 전의 5.95보다 0.15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2009년 1분기(5.93), 2010년 1분기(5.82), 2011년 1분기(5.66) 등 금융위기 수준의 양극화를 유지하고 있다.

박 과장은 "배율은 줄었지만 시장소득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보기에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7만8천원으로 8.3%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이자 비용,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 연금 기여금, 가구간이전지출, 사회보험 등을 의미한다. 이는 각각 17.5%, 14.9%, 9.1%, 8.9%, 8.6%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지난 2009년 3분기(-0.7%)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득이 1.3% 증가율에 그친 반면 비소비지출이 8.3%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이자 비용이 많이 들었다. 1분위 가구의 이자 비용은 4%, 2분위는 11.8% 감소했지만, 3분위는 6%,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40.1%, 28.4%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17.5% 늘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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