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긴 하지만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거래 제재 중 일정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매체는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아닌 네트워크 기지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에릭슨, 퀄컴 등과 함께 주요 네트워크 인프라 장비 공급기업이다.

매체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화웨이 제품의 백도어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에 화웨이 기지국이 있고 그 기지국과 중국에 위치한 본사를 연결하는 라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에서 이 라인 자체에 침투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편 매체는 지난주부터 미국 측에서 내놓은 추가적 조치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주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기술수출 제한품목에 포함하면서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품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쓸 수 없게 됐다. 영국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나 ARM 반도체 설계는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미국과 중국의 5G 경쟁 피해자로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또 백악관이 서둘러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왜 화웨이를 기술수출 제한품목 명단에 올려야 하는가에 대한 공개적인 설명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간단히 설명하려면 그동안 지식재산권을 침해해왔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미국 상무부 거래 제재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기준이 모호해진다.

보안을 이유로 인프라 사업에만 제재를 가할 경우 미국에 인프라를 설치할 수 있는 기업은 화웨이밖에 없기 때문에 기준 설정에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간 지식재산권을 침해해왔기 때문에 중국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코닝글래스는 화웨이와 샤오미 양쪽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인텔 프로세서는 화웨이뿐 아니라 레노보 노트북에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백악관이 이 상황을 얼마나 밀어붙이고자 하는지,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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