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당국 발 상단 경계 속에 수주 소식도 전해지면서 6거래일만에 1,190원 아래로 내려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60원 하락한 1,189.20원에 마감했다.

그간의 오버슈팅이 해소된 가운데 중공업 수주 소식에 달러 공급이 오랜만에 우위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유럽 선사와 3억9천만 달러(약 4천638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힘이 실렸고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나오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원화가 위안화보다 더 과도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과잉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 시장 변동성을 우려했다.

전일까지 삼성전자 분기 배당 지급 관련 역송금 수요가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정에 반대하는 당내 반발에 따라 오는 24일 사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경계가 이어질 수 있다.

◇ 24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85.00∼1,19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주요 매수 재료가 소화된 만큼 1,180원대 중반까지도 밀릴 수 있겠으나 가격대 하단에선 저점 매수 수요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A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중공업 수주 소식에 외환 당국의 실물 매도 개입까지 더해지며 달러-원이 밀렸다"며 "미중 무역 갈등 악화 등 대외 달러 강세 요인 속에 1,200원대를 방어하기 위한 외환 당국의 선제적 조치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 강세 요인이 여전히 우위"라며 "개입으로 달러-원이 하락 시 매수 타이밍으로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연일 당국 개입에 롱 심리에 숨 고르기가 나타났다"며 "연간으로 볼 때 원화가 위안화보다 약세로 움직인 건 사실이라 오버슈팅이 있었고 그간 1,190원대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1,180원대 초중반까지 추가 하락하더라도 하락 추세로 바뀌었다고 보긴 이르다"며 "미중 협상 이슈가 아직 풀리지 않아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0.80원 내린 1,192.0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위안화 연동 속에 1,194.10원까지 추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으로 상단이 제한됐다.

이후 네고 물량 등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추가 하락했고 1,188.50원까지 저점이 낮아져 5.60원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91.2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8억8천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6% 내린 2,059.59, 코스닥은 1.42% 내린 692.8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5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87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332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7.94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488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8.149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369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1.47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39원, 고점은 172.04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47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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