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60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334엔보다 0.730엔(0.6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539달러보다 0.00241달러(0.22%)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51엔을 기록, 전장 123.05엔보다 0.54엔(0.44%)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0% 내린 97.884를 기록했다. 장초반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뒤 2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하락 전환해 98선을 내줬다.

미국과 중국의 강경한 태도가 이어져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조만간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영국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돼 극심한 위험회피가 엿보였다.

독일에 이어 미국 경제지표도 부진해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도 자극했다.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Ifo 기업환경지수는 5월에 97.9로, 예상치 99.1을 밑돌았다. 지난 4월의 99.2와 비교해도 수치가 하락했다.

미국의 5월 마켓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각각 약 10년과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제활동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두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기준선인 50을 겨우 웃돌았다.

미국 신규주택 판매도 시장 예상보다 더 줄었다.

아시아증시가 하락한 데 이어 유럽과 뉴욕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의 조셉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글로벌 성장이 꺾일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투자자들은 안전피난처로 인식되는 통화를 선택했다"며 "달러보다 더 안전한 통화로 평가되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BNY 멜론의 네일 멜러 외환 전략가는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파 성향을 나타내지만, 확실히 달러는 안전피난처로서 움직이고 있다"며 "가장 최근에 호주 중앙은행(RBA)을 비롯해 다른 중앙은행들이차례로 연준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나타내며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와 위험에 비해 높은 국채수익률이 달러 강세의 근거 중 하나였던 만큼 이날 지표 부진은 달러에도 부담이됐다.

영국 정치 혼란이 가중돼 파운드는 추가 하락했다.

파운드-달러는 지난 1월 초 이후 처음으로 1.26달러대를 위협받는 등 4개월 이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한 지지를 하원에 촉구하며 법안 상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이에 반발해 내각에서 또다시 이탈자가 나왔다.

영국 정치권은 메이 총리 사임을 압박했다.

파운드는 유로에 대해서는 14 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이는 유로 20년 역사상 가장 긴 기록이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분석가들은 "무질서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파운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늘리고 있어 파운드 하락 압력은 높다"며 "이르면 24일 메이 총리가 물러날 수 있어, 파운드는 1.25달러대를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